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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 3

봄에 읽을 좋은시

봄날 / 강경숙 봄 내린 뜰 메주를 찬찬히 펼쳐 놓으시는 할머니 콤콤한 몸이 햇볕을 쬐는 동안 흙 배긴 항아리를 짚으로 말갛게 닦으신다 오금 한 번씩 펼 때마다 햇볕이 블룩, 장독마다 햇살이 튄다 항아리 안에 푸른 하늘이 동그랗게 먼저 들어앉고 볕이 잘 들어야 장맛이 좋은 겨 할머니의 머리칼이 은실로 반짝인다 개집 속에 개밥 그릇도 볕 잘 드는 곳으로 나간다 햇볕을 따라 나간 누렁이 햇살에 버무려진 밥을 참 맛나게 먹는 따스한 바람과 햇발이 마당 그득 널린 날. [ 시 해설 ] / 임세규 태어나고 자란 곳이 서울이지만 제게도 어린 시절 시골의 모습을 간직한 추억이 있습니다. 아버지 고향인 충남 삽교는 제 유년의 고향이기도 합니다. 방학 때 내려가면 할머니는 막내 손주 손을 잡아 주시며 반갑게 맞아주셨죠...

일상다반사 2022.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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