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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교양 38

네게 하고 싶은 말 / 임세규

네게 하고 싶은 말 / 임세규 맑고 커다란 네 눈망울이 쏟아져 내릴듯한 눈물을 머금은 아이 같아. 수많은 사연이 네 눈망울 깊은 곳에 자리 잡고 여린 멍울을 간직하고 있지. 가끔 혼자서 멍하니 지나온 시간의 흔적을 바라볼 때가 있어. 그때는 왜 그랬을까. 그때는 왜 그래야만 했을까. 총총걸음으로 버스에 오르는 너를 보고 있으면 내 마음 어딘가에도 여린 멍울이 있는 듯 하곤 해. 네 눈을 바라보며 이렇게 말해주고 싶어. 괜찮아.... 네가 사는 삶도 나쁘지 않아. 힘이 들면 언제든 귀 기울이고 공감 해주는 친구가 항상 가까운 곳에 있어.

일상다반사 2022.03.05

낡고 오래된 기타 / 임세규

낡고 오래된 기타 / 임세규 내게는 낡고 오래된 기타가 있다 처음 기타를 샀을 때의 설렘은 두 딸아이가 태어났을 때의 설렘과 같았다 참 희한한 일이 있다 때로는 방치에 가깝게 먼지를 뒤집어쓰고 오랜 시간 제 몸 울려 주기를 기다렸던 낡고 오래된 기타는 얼마 전 새로 산 기타보다 울림이 더 좋다 그는 오래된 고목처럼 항상 내 곁에서 묵묵히 나를 지켜 주었다 그는 아내와의 첫 만남을 기억하고 있고 큰 딸아이의 첫 입학을 기억하고 있으며 둘째 딸아이의 첫돌을 기억하고 있다 그는 아직 십여 년이 남은 나의 정년을 바라볼 것이며 큰 딸아이의 결혼을 기억할 것이며 둘째 딸아이의 대학 졸업을 기억할 것이다 그는 내 인생의 첫 번째 동반자인 아내 다음으로 두 번째 동반자이다.

교육 2022.03.04

반갑다, 봄 / 임세규

반갑다, 봄 / 임세규 잊은 줄 알았는데, 영영 오지 않을 줄 알았는데, 걷다가 걷다가 길가 풀숲 속에 햇빛 쬐는 3월을 보았지 반갑다, 봄. [ 시 해설 ] 2월의 중순이 넘었는데도 여전히 영하 10도를 넘나드는 강추위가 있었지요. 제 마음이 간사해서 그런지 추우면 언제 여름 오냐고, 더우면 언제 겨울 오냐고 이랬다, 저랬다 합니다. 봄은 참 걷기 좋은 계절입니다. 길가 풀숲에 작은 손 내민 새싹을 가만히 바라보고만 있어도 마음이 한결 맑아지는 듯하네요. 언제 오나, 언제 오나 했는데 드디어 왔군요. 기분 좋은 미풍의 끝을 따라 3월이 왔습니다.

교육 2022.03.04

향기 / 임세규

향기 / 임세규 잿빛 하늘 회색빛 구름 금방이라도 비가 내릴 것 같다. 아스팔트 위로 빗줄기가 '후두두 ' 내려온다. 땅을 적시며 올라오는 봄비 그 향기를 맡아본 적이 있는가... 젊은날 잠시 군인이 되었을 때 한여름의 사격장 k2 소총 끝에 달려있던 화약의 향기. 사십 킬로미터 완전군장의 행군 속에 잠시 쉬어가라며 제 그늘을 내어주며 시원한 바람을 불러주던 플라타너스의 향기. 어스름한 저녁 무렵 당신과 함께 산책 하며 바라본 한강 둔치에 하늘거리며 춤추듯 이제는 가을이라 알려주는 코스모스 향기. 누군가에게 소식을 전해야만 할 것 같은 첫눈 오던 날 눈이 온다며 전화기 건너편 설레인 당신의 향기. 삶에는 그 흔한 향기가 있음에도 우리는 그 소박한 향기를 무심히 흘려 보내고 있지 않은가...

교육 2022.03.04

김홍도의 씨름도에 있는 마방도를 아시나요?

https://view.kakao.com/v/_NxfLxms/EiISqOeHPd 김홍도의 씨름도에 있는 미스터리, 마방도를 아시나요 ? 김홍도의 씨름도에 있는 미스터리, 마방도를 아시나요 ? view.kakao.com [이 글에 나오는 내용 ] * 몽유도원도는 우리 문화재임에도 불구하고 일본에 있다. 예전에 우리 것이라 해도 불법으로 일본이 가져갔다는 증명을 할 수 없기 때문에 반환 요청도 하지 못하고 있다. * 김홍도의 씨름도에는 작가의 의도인지, 우연의 일치인지는 모르겠으나 마방도라는 신비한 숫자의 규칙이 있다. * 김득신도 김홍도 못지않은 화가다. 조선시대 풍속화에 해학과 정서를 한층 더 발전시킨 인물이다.

교육 2022.02.26

의자. / 이정록

https://view.kakao.com/v/_CExgts/E5k7wgwpUc 싸우지 말고 살거라, 결혼하고 애낳고 사는 게 별거냐. 싸우지 말고 살거라, 결혼하고 애낳고 사는 게 별거냐. view.kakao.com 의자 / 이정록 병원에 갈 채비를 하며 어머니께서 한 소식 던지신다. 허리가 아프니까 세상이 다 의자로 보여야 꽃도 열매도, 그게 다 의자에 앉아 있는 것이여 주말엔 아버지 산소 좀 다녀와라 그래도 큰애 네가 아버지한테는 좋은 의자 아녔냐 이따가 침 맞고 와서는 참외밭에 지푸라기도 깔고 호박에 똬리도 받쳐야겠다 그것들도 식군데 의자를 내줘야지 싸우지 말고 살아라 결혼하고 애 낳고 사는 게 별거냐 그늘 좋고 풍경 좋은 데다가 의자 몇 개 내놓는 거여 [ 시 해설 ] / 임세규 시의 매력은 은유..

교육/책 2022.02.22

자전거 꽁무니. / 임세규

https://view.kakao.com/v/_CExgts/EVb8UYrrxB 자전거 꽁무니 자전거 꽁무니 view.kakao.com 자전거 꽁무니 딸아이의 자전거가 아슬아슬하다 잡았던 자전거 꽁무니를 살짝 놓는다 이 미터쯤 달려갔을까 고꾸라지는 자전거를 일으키며 딸아이를 안아주고 등을 토닥인다 누구나 다 처음은 있는 법 불안한 자전거 꽁무니를 살짝 놓는다 저 혼자 한참을 달려간다 언젠가 그렇게 내 곁을 떠나 저 혼자 달려갈 때가 오겠지 먼 훗날 네 아이의 자전거 꽁무니를 잡아줄 때 아빠의 토닥임이 들려오겠지 http://pf.kakao.com/_CExgts 일상의 반짝이는 감동, 짧은 시 모음 그럴 때가 있죠. 반복 되는 일상에서 잠시 쉬고 싶을 때, 짧지만 진한 감동을 주는 시들이 있어요 pf.kak..

일상다반사 2022.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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