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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6

엄마가 휴가를 나온다면. / 정채봉

엄마가 휴가를 나온다면. / 정채봉 하늘나라에 가 계시는 엄마가 하루 휴가를 얻어 오신다면 아니 아니 아니 아니 반나절 반시간도 안 된다면 단 5분 그래, 단 5분만 온대도 나는 원이 없겠다 얼른 엄마 품속에 들어가 엄마와 눈 맞춤을 하고 젖가슴을 만지고 그리고 한 번만이라도 엄마! 하고 소리 내어 불러보고 숨겨놓은 세상사 중 딱 한 가지 억울했던 그 일을 일러바치고 엉엉 울겠다. [ 시 해설 ] / 임세규 엄마라는 단어에는 기쁨, 슬픔, 믿음, 안타까움, 눈물, 사랑 등의 감정이 실려 있습니다. 올해 여든이 되신 필자의 엄마는 해가 갈수록 이곳저곳 불편함을 호소하십니다. 코로나로 인해 친구분들과의 어울림과 운동조차 편하게 할 수 없으니 건강 또한 약해지시는 듯합니다. 저는 엄마의 30대를 기억하고 있습..

일상다반사 2022.03.13

영화를 보고 난 후 남은 삶의 잔상들

영화 속 그녀와 소년은 서로의 몸을 탐닉한다. 소년은 그녀에게 책을 읽어준다. 그가 (마이클) 읽어주는 책을 듣고 있는 실오라기 하나조차 걸치지 않은 케이티 윈슬릿 (한나), 그녀의 순수한 눈빛이 그녀만의 매력을 발산한다. 독일의 작가 베른하르트 슐링크의 소설 《책 읽어주는 남자》는 영화 《The Reader》2008. 의 원작이다. 우연히 도움을 받은 15세 소년과 36세 여인의 사랑은 점점 깊어간다. 한나는 마이클과 섹스를 하기 전 책을 읽어 달라고 한다. https://brunch.co.kr/@sks576/280 영화를 보고 난 후 남은 잔잔한 삶의 잔상들. 한 편의 영화가 주는 잔잔함. 영화 속 그녀와 소년은 서로의 몸을 탐닉한다. 소년은 그녀에게 책을 읽어준다. 그가 (마이클) 읽어주는 책을 듣..

일상다반사 2022.03.13

사랑하였으므로 나는 진정 행복하였네라

행복 / 유치환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 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에메랄드빛 하늘이 환히 내다뵈는 우체국 창문 앞에 와서 너에게 편지를 쓴다. 행길을 향한 문으로 숱한 사람들이 제각기 한 가지씩 생각에 족한 얼굴로 와선 총총히 우표를 사고 전보지를 받고 먼 고향으로 또는 그리운 사람께로 슬프고 즐겁고 다정한 사연들을 보내나니 세상의 고달픈 바람결에 시달리고 나부끼어 더욱더 의지 삼고 피고 헝클어진 인정의 꽃 밭에서 너와 나의 애틋한 연분도 한 망울 연연한 진홍빛 양귀비꽃인지도 모른다.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 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너에게 편지를 쓰나니 그리운 이여, 그러면 안녕! 설령 이것이 이 세상 마지막 인사가 될지라도 사랑하였으므로 나는 진정 행복하였네라 [ 시 해설 ] / 임..

일상다반사 2022.03.09

반전 ( 反轉 ) / 임세규

https://view.kakao.com/v/_CExgts/EmOn0nbpb3 그대는 사랑을 하고 있는 겁니다. 그대는 사랑을 하고 있는 겁니다. view.kakao.com 반전 ( 反轉 ) / 임세규 아침에 일어나 양치를 하고 세수를 하다가도 좋은 음악을 듣고 지하철역을 걷다가도 맛깔스러운 점심을 먹고 같이 먹으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하다가도 하루 종일 바쁘게 일하다가도 오후 5시가 되면 문득 떠오르는 얼굴이 있다면 그대는 사랑을 하고 있는 겁니다. 사는 게 바빠서 사는 게 지쳐서 이른 새벽밥을 챙겨 먹고 마을버스를 타고 터벅터벅 지하철로 걸음을 옮기며 분식 같은 직원 식당 점심을 먹고 부단히 일을 마치고 오후 8시, 집 앞 건널목 신호등이 보이면 그대는 결혼 20주년이 되어 가는 겁니다. [ 시 해설 ..

일상다반사 2022.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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