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가 오늘도 뛴다 ' 그는 뛴다. 언제나 뛴다. 그는 뛰어야만 한다. 강박관념의 사전적 정의는 마음속에서 떨쳐 버리려 해도 떠나지 아니하는 억눌린 생각이다. 어떤 절실함 있는 사정이 있다면 그걸 이해할 수 있을까. 6년 전 서울로 발령을 받았다. 찬바람이 씽씽 부는 날 아침, 어제저녁 아내가 챙겨준 장갑을 놓고 왔다. 깜빡한 걸 후회하며 지하철을 올라와 걸었다. 멀리서 뛰는 사람의 뒷모습이 보였다. 등번호 21번이 눈에 선명히 들어왔다. 오토바이 한 대가 '쌩' 하고 그를 단번에 따라잡고 어디론가 달려갔다. '이 추위에 반팔에 반바지군. 안 추운가...' 2층 사무실에 도착했다. 뜨거운 커피 한 잔에 몸을 녹였다. 직원들과 인사를 나눴다. 작업장 계단으로 내려가는데 한 사내가 숨을 헐떡이며 올라오는 ..